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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 홀로코스트> - 누가 야만인인가? 본문
※ 스포일러 주의 및 잔인하고 불쾌한 표현 주의
저는 고어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니 별로라는 말을 빼도 되겠군요. 저는 고어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피가 튀고 신체 부위가 잘리거나 하는 영화들은 딱 질색입니다. 악몽을 꾸거나 무서워하진 않지만 더러운 기분만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카니발 홀로코스트> 라는 영화를 보기에는 많은 망설임과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보고나서 후회할 게 뻔한 영화이지만.... 이 영화는 영화사적인 면에서나 메시지적인 면에서나 그런 불쾌함을 견디고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을 했죠.
1. 스토리
<카니발 홀로코스트> 는 크게 두 이야기로 나뉘어집니다. 첫 번째는 아마존 오지를 탐험하던 먼로 교수가 현지 군인의 협조를 얻어 한 원주민 부족의 마을로 찾아갑니다. 이 원주민 부족들은 우리가 말하는 식인종이긴 하지만, 적대적인 부족과 전쟁을 하고 그 전쟁이 끝나면 적의 시체를 먹는 의식 비슷한 것을 하는 부족이죠. 다행히 먼로 교수는 원주민에게 여러 도움을 주고 환영받게 됩니다.
부족의 마을에 제물처럼 전시되어 있는 뼈와 필름을 보고, 먼로 교수는 이를 회수합니다. 그 과정에서 부족의 전쟁에 도움을 주고, 테이프 레코더도 주고, 원주민이 권하는 인육을 먹기도 하죠. 필름과 필름의 주인인 다큐멘터리 팀의 뼈를 무사히 회수한 후 방송국으로 갑니다. 방송국에서는 이 필름을 방영하려 했고 먼로 교수는 방영 전에 필름을 한 번 보자고 하죠.
여기서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다큐멘터리 팀이 찍은 필름이 그 이야기지요. 아마존 밀림 지대에 들어간 이 팀은, 자극적인 영상을 연출하기 위해서 원주민들의 집에 불을 지르고, 원주민 여자를 고문하고, 강간하고, 거대한 나무 기둥에 꼬치로 꿰는 등 야만적인 짓을 저지릅니다.
결국 다큐멘터리 팀은 분노한 원주민 부족원들에게 습격을 받게 되고, 다큐멘터리 팀은 저항하지만 결국 원주민들에게 붙잡히게 되죠. 남자 대원들은 거세당한 후 참수되고, 여자 대원은 남자 원주민들에게 윤간당하고 처참하게 살해당합니다. 필름이 끝나고 이를 본 먼로 교수와 방송국 간부들은 필름을 소각하기로 하고, “영사기사가 필름을 밀반출 해서 거액을 챙긴 후 징역과 벌금형에 처해졌다” 라는 말이 뜨고 스탭롤이 올라갑니다.
2. 페이크 다큐멘터리
좀 불쾌한 이야기는 잠시 미뤄두고, 이 영화가 영화사에서 가지는 의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라는 장르의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죠. “페이크 다큐멘터리” 는 다큐멘터리의 형식으로 찍는 방식이긴 하지만, 진짜로 일어난 일을 찍는 다큐멘터리와 달리 철저하게 연출된 상황만을 찍는 방식입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가 대표적인 페이크 다큐멘터리죠.
물론 <카니발 홀로코스트> 이전에도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의 영화가 있었지만, 이 영화를 시작으로 점점 하나의 장르화 되었다고 봐도 됩니다. 특히나 호러영화와 페이크 다큐멘터리가 결합하면서 <블레어 윗치> 나 <파라노말 액티비티> 같은 걸작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84 찰리 모픽> 같은 호러영화가 아닌 곳에서도 페이크 다큐멘터리 걸작 영화가 나왔죠.
3. 영화가 가지는 메시지
먼로 교수가 가져온 필름 시사회 중간에, 먼로 교수와 방송국 간부가 잠시 대화를 합니다. 교수는 다큐멘터리 팀이 연출을 위해 야만스럽고 비도덕적인 행동을 했다고 비난하지만, 방송국 간부는 어차피 관객들은 그 부족도 잘 모르니 상관없다 라는 말을 하죠.
상영회가 끝나고 먼로 교수가 밖으로 나와 마지막 대사를 합니다. “누가 식인종인지...” 라는 대사죠. 다큐멘터리 팀은 부족민들은 야만적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다큐멘터리 팀이 부족민보다 더 잔인하고 흉포했습니다. 상업성을 위해서 현대 문명이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지 사실적으로 보여줬죠. 참 웃기게도 1980년대의 메시지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먹히고 있습니다.
4. 평가
일단 이런류의 영화에 내성이 없으신 분들에게는 당연히 비추,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 최대한 멀리 떨어지도록 하세요. 이런 영화에 내성이 있으신 분들에게도 비추, 30년전 영화이다 보니까 몇몇 부분에서 모형티가 많이 납니다.
다만 한 장르의 개척자적인 영화인 점과 현대 문명의 잔인함과 잔혹함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점에 있어서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하필이면 피와 내장과 살점이 튀는 영화로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못 보는 영화라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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