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 She가 Her이 되는 순간 찾아오는 사랑

 

 ※ 스포일러 주의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력하고 아름다우면서 추하고 약하고 그 어떤 논리로도 설명 되지 않는 감정이 바로 ‘사랑’입니다. 한 사람과 사람이 사랑하기도 하고,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사랑하기도 하고, 사랑의 대상이 사람이 아닐 수도 있죠. 그리고 여기 어떤 존재를 사랑하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1. 스토리

 다른 사람의 편지를 대필해주는 대필 작가 테오도르는 어느날 새로운 운영체제인 OS1을 구입합니다. OS1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점점 발전하고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컴퓨터 프로그램이죠. 이름과 목소리와 분명한 자아를 가지고 있는 이 OS1, 사만다와 테오도르는 점점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2. 사랑?

 이 영화는 아주 기본적으로 드라마/로맨스 영화입니다. 두 남녀.... 라고 하기엔 독특하니까, 두 존재가 서로를 처음 만나고, 점점 친밀해지고, 사랑에 빠지고, 서로의 차이점을 깨닫고,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헤어지게 되는, 전체적인 플롯을 보면 조금 뻔하다고 할 수 있는 로맨스 영화입니다. 하지만 두 주인공에 대한 독특한 발상이 이 뻔한 로맨스를 잘 포장해주죠.

<수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도시에서 모든 사람들은 혼자입니다.>

 3. 남자

 주인공 테오도르는 다른 사람의 편지를 대필해주는 작가입니다. 당연히 편지중에는 연애편지가 대부분이죠. 여기서 한가지 아이러니한 점을 보여줍니다. 테오도르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대신 표현해주는 일에는 익숙하지만, 정작 자신은 공허한 사람입니다. 몇몇 친구가 있긴 하지만, 카메라 대부분은 그가 혼자 지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끌벅적하고 활기찬 도시에서 그는 혼자입니다.

 하지만 사만다를 만나고 나서 그는 그 공허함을 점점 채우게 되죠. 남을 위해 표현하던 사랑이란 감정을 남에게 다시 표현하게 되죠. 그리고 사만다가 떠나가고 난 후에도 그는 같이 외로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과 같이 남게됩니다.

 4. 사만다

 OS1인 사만다는 목소리로만 존재하는 인공지능입니다. 영화 후반부에만 잠시 뒷모습이 나오긴 하지만, 그 장면을 제외하면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는 존재이죠.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처럼 자아를 가지고 있고,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이기 때문에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도 하죠. 이런 존재를 과연 사랑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과연 이런 차이를 가지고 있는 존재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이런 사랑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존재에게마저 사랑을 갈구해야 할까요?

<그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5. 평가

 SF/로맨스 영화로 훌륭한 작품입니다. <그녀> 역시도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도 여러 가지 주제의식을 담고 있는 영화죠. 쓸쓸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에, 주연 피닉스 호아킨의 연기도 매우 뛰어납니다. 추천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