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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성> - 많이 부족한 전쟁영화

Luckydays 2018. 9. 24. 17:46

추석 때 영화관에 가서, 시간이 딱 맞는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사실 <명당> 을 노리긴 했는데 2시간이나 기다려야 한지라 바로 관람할 수 있는 <안시성> 을 관람했습니다. 사실 <물괴> 를 꼭 보고 싶었지만.... 영화관에서 벌써 내렸는지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계획없이 우연히 <안시성> 을 보게 됬습니다.

 # 스토리

 제 1차 고구려-당 전쟁, 연개소문이 보낸 고구려의 15만 대군은 당나라의 20만 대군에게 주필산에서 괴멸당하게 됩니다. 연개소문은 이에 평양성에서 당나라 군대와 맡서 싸우기로 하고, 주필산 전투에 병력을 보내지 않은 '반역자' 안시성주 양만춘을 암살하기 위해서 태학 생도인 사물을 안시성으로 보내게 됩니다. 한편 당나라 군대는 안시성으로 진격하게 되는데...

 ▲ 안시성 전투가 어떻게 끝났는지 모르시는 분?

 # 초중반의 훌륭한 전쟁신

 <안시성> 은 확실히 전쟁신에 공을 들인 작품입니다. 작품 초중반에 나오는 공성신은 생각보다 잘 나왔는데요. 특히나 공성무기인 투석기, 충차, 정란, 사다리 등을 활용한 전쟁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대군과 맞서는 소수 정예라는 컨셉에 맞게, 대군을 묘사한 대규모 전투씬도 눈요깃거리로는 뛰어났습니다.

 # 후반에 터지는 여러 병크들

 하지만 초중반에 예산을 전부 쏟아부었는지, 후반에 나오는 전쟁신은 힘이 많이 빠졌습니다. 심심하면 나오는 슬로우 모션도 초중반에는 '이 장면 존나 쩔지?ㅋ' 라는 느낌으로 나왔다면 후반에 나오는 슬로우 모션은 '대충 만들었으니 슬로우 모션으로라도 멋있게 보여야지' 라는 느낌이였습니다. 게다가 러닝타임의 압박인지 중간 전쟁신이 편집된 듯한 모습도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전쟁신에 공을 들인 나머지 스토리와 캐릭터는 엉망입니다. 특히나 여성 캐릭터들은.... 이럴거면 차라리 넣지 않는게 좋을 정도로 여성 캐릭터들의 발암도가 너무 높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비장미와 신파를 위해서 여러 캐릭터들을 죽이는데요. 막상 저는 캐릭터에 별로 감정이입이 되지 않아서 비장미와 슬픔이 크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결국 <안시성> 마저 한국 영화의 고질적인 문제인 억지 신파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죠.

 ▲ 안 나오느니만 못한 캐릭터가 너무 많습니다.

 # 고증은?

 솔직히 터놓고 말하도록 하죠. 한국 사극 드라마와 영화에서 고증을 정확히 지킨다는 건 더 이상 기대하지 않습니다. 감독이나 제작사가 고증에 신경을 안 쓰는 문제가 아니라, 고증을 지키고 싶어도 지킬 수 없는 현실도 고려한다면 말이죠. 삼국시대의 역사기록은 현저히 적어서 이를 토대로 드라마/영화를 만들려면 어쩔 수 없는 각색이 들어가야만 합니다. 그리고 무기나 갑옷 같은 복식은 제작비의 압박때문에라도 자세히 만들 수 없겠죠. <안시성> 도 실제 역사와는 많이 다른 영화이니, <안시성> 과 실제 역사를 혼동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역사와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가 개봉하면 꼭 터지는 문제들이죠. 역사와 영화의 혼동.

▲ 실제 역사서에는 안시성주가 누군지 기록되어있지 않습니다.

 # <명량> 과 <300> 을 넘지 못한 영화

 여러모로 <명량> 과 <300> 과의 공통점이 많은 영화입니다. <명량> 의 뛰어난 해전을 공성전으로 옮기고, <300> 에서 보여준 슬로우모션을 기반으로 한 화려한 영상미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명량> 을 따라잡기에는 치열함과 처절함이 부족했고, <300> 을 따라잡기에는 영상미가 부족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친구들과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 케이블 채널에서 상영하면 볼 만한 킬링타임 영화입니다.

 아 그리고 <안시성> 이 12세 이용가라는 걸 영화가 끝나고 나서 알았습니다. 제가 본 <안시성> 에는 사람 목이 칼에 잘려서 날아가는 장면이 2번, 팔 다리가 잘리는 장면이 3번 이상, 눈에 화살이 박히는 장면이 한 번, 그리고 칼에 베이고, 창에 찔리고, 화살에 맞는 장면이 수 많이 보였는데 이게 왜 12세 이용가일까요. <독전>의 15세 이용가 판정처럼 <안시성> 12세 이용가 판정에도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듭니다. '서얼마' 영화 흥행 밀어주려고 심의를 대강대강 한 건 아니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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