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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 남자의 로망이 추락하는 과정

Luckydays 2018. 9. 20. 20:41

 남성분들에게는 '로봇' 에 대한 로망이 마음 깊숙한 곳에 숨어있을겁니다. 어릴 때보던 만화영화에서 나오는 로봇들을 보면서 로봇을 조종해보고, 만들어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한 번쯤은 가지게 되죠.

 2007년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가 실사영화로 개봉하자, 로봇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던 모든 로봇 덕후들은 단번에 폭발합니다. 실사영화로 정교하게 구현된 거대 로봇들은 로봇 덕후들의 심장을 후벼팠고, 줄줄히 나오는 고가의 슈퍼카들은 남성들의 로망을 자극했죠. 그리고 섹시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메간 폭스는 수 많은 남성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그렇게 <트랜스포머 시리즈> 의 첫 영화는 관객들의 호평과 더불어 크게 성공하게 됩니다.

 그리고 10년 후인 2017년 <트랜스포머 시리즈> 의 5번째 영화인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가 개봉했습니다. 로망도, 덕후들을 흔드는 어떤 것도 없는 '졸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영화죠. 남자의 로망을 구현했다는 <트랜스포머> 는 어떻게 여기까지 추락했을까요.

 # 시작은 좋았다.

 <트랜스포머 시리즈> 의 첫 작품인 <트랜스포머> 는 성공적으로 개봉했습니다. 만화영화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던 트랜스포머의 부활을 알렸고, 국내에서의 인지도도 이 영화로 인해서 급격히 상승했죠. 정교한 로봇을 구현한 CG는 헐리우드 영화의 CG 발전에 큰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남자의 로망인 차, 로봇, 섹시한 여성 의 삼위일체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죠. 메간 폭스라는 배우가 단숨에 섹시 심볼로 등극한 계기가 된 영화이기도 합니다.

▲ 메간 폭스하면 떠오르는 그 장면 

 # 점점 부각되는 단점

 마이클 베이라는 감독은 장단점이 매우 뚜렷합니다. 폭발 성애자라고 할 정도로 폭발씬을 사랑하는 이 감독은 시각효과를 이용해서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는 건 장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보면 됩니다. 한마디로 씬을 기가 막히게 뽑아내는 감독이라는 거죠.

 씬을 기가 막히게 뽑아내긴 하지만, 문제는 기가 막히게 각본을 못 짠다는 겁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각본과 스토리를 무시하는데요. 각본과 스토리를 무시하고 생기는 허전함은 섹시한 여배우의 노출씬과 질 낮은 개그로 채워넣습니다. 그러고도 허전하면? 두 세번 더 무언가가 폭발하는 장면을 넣어서 영화를 채우죠.

 <트랜스포머> 도 이런 마이클 베이의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영화입니다. 뭔가 이상한 스토리, 로봇보다 비중이 큰 미군들, 굳이 영화에 나와야 했나 생각이 드는 여배우 등등 곰곰히 살펴보면 이런 큰 허점들이 많죠. 하지만 대형 스크린에 처음으로 구현된 거대 로봇과 마이클 베이의 주특기인 폭발씬(...) 덕분에 이런 단점을 잊고 볼 수 있습니다.

▲ 마이클 베이 한장 요약 짤

 # 익숙해지고 외면하는 관객

 <트랜스포머> 는 <트랜스포머 시리즈> 의 첫 작품입니다. 모든 것이 처음이였고, 관객들도 <트랜스포머> 라는 매체를 접하는 것도 처음이였죠. 간지나는 차들이 더 간지나는 거대 로봇으로 변신하는 모습도 처음 봤고, 거대 로봇들이 도심에서 서로 싸우는 모습도 처음 봤고, 메간 폭스의 허리 라인과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는 폭발씬도 처음 봤죠. 마이클 베이 감독의 큰 단점들은 이런 처음 보는 것들 덕분에 묻혔습니다.

 하지만 후속작들이 나오게 되면서 관객들은 <트랜스포머> 에서 본 것들에 익숙해지기 시작합니다. 자동차가 거대 로봇으로 변하는 모습도 익숙해졌고, 거대 로봇들은 매 영화마다 도심에서 싸우고 있었죠. 섹시한 여배우들은 다른 영화에서도 볼 수 있었고, 폭발씬은 눈만 아파질 뿐이였습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 의 유일한 장점이 평범한 요소로 바뀌자 단점들이 부각되기 시작했고, 결국 5번째 <트랜스포머 시리즈> 영화인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는 시리즈 최고 제작비로 최저 수익을 벌어들이는 결과를 보여줬죠.

▲ 로망의 추락

 # 긴급 처방이 결정된 후속작은 과연...?

 최악의 결과를 맞이한 <트랜스포머 시리즈> 는 리부트에 가까운 긴급처방을 받습니다. 오토봇쪽의 주인공이였던 범블비를 주인공으로 한 프리퀄의 제작이 결정됬는데요. 마이클 베이는 드디어 감독에서 하차하고 트래비스 나이트가 감독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다만 마이클 베이는 특수효과와 연출을 맡게 되었죠.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가 <트랜스포머> 의 두 번째 부활을 이끌 것인지 아니면 관짝에 들어간 시리즈에 한 번 더 못질을 할 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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