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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 궁극의 향수를 추구한 남자의 이야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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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 궁극의 향수를 추구한 남자의 이야기

Luckydays 2016. 12. 3. 20:54

 


 저는 군생활 때 굉장히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적어도 책을 읽을 때에는 건드리는 사람도 없었고, 그거 말고 딱히 할 일도 없었고, 어찌됬든 시간은 보내야 했으니까요. 판타지 소설부터 장편 단편 소설, 수필까지 가리지 않고 읽던 도중에 우연히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란 책을 읽었습니다. 읽고 난 후에 다른 부대로 파견을 가게 되면서 그 책을 들고 갔고, 전역을 하면서 가지고 나왔습니다. 그 정도로 제가 좋아하는 책이죠.

 1. 줄거리

 18세기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된 한 남자가 있습니다.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 그루누이라고 불리는 주인공은 굉장한 후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냄새만으로 사물의 위치를 파악하고, 후각만으로 향수에 들어있는 혼합물의 구성성분은 물론 재현까지 할 수 있을 정도죠. 향수를 만드는 일을 하게 된 그루누이는 자신이 원하는 궁극의 향기를 만들어서 최고의 향수를 만들려고 합니다. 최고의 향수를 위해서 살인까지 하고, 사람들에게 점점 쫓기게 됩니다.

 2. 캐릭터

 오롯이 주인공의 캐릭터만 부각됩니다. 주인공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성격을 지니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가 중심이죠. 그러다보니 부각되는 캐릭터 역시 주인공 하나 뿐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매력은 독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죠.

 기본적으로 주인공 그루누이는 천재입니다. 후각에 관련된 선천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천재죠. 그러면서 지나치게 이성적입니다. 자신의 목적인 최고의 향수를 위해서는 살인까지 하는 사이코패스 내지는 소시오패스 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의 목표에 대한 열정과 순수함도 지니고 있습니다. 죄책감이 없는 아이들 같은 느낌이죠. 캐릭터에 다양한 면을 불어 넣어주면서 캐릭터를 보는 독자들 역시도 여러 감정을 느낍니다

 3. 문체

 작가의 원래 글이 그런건지 아니면 번역가 분이 죽도록 고생을 한건지 모르겠지만, 문체가 굉장히 좋습니다. 18세기의 프랑스 묘사가 생생하게 되어있고 기본적으로 인물간의 대화보다 묘사가 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향수라는 주제에 맞게 향기에 대한 서술과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대부분이죠.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도 훌륭하고 18세기 프랑스의 모습도 쉽게 상상할 수 있게 글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만약에 소설을 쓴다면 이런 문체로 글을 쓰고 싶을 정도로 좋은 글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4. 포스트모더니즘?

 <장미의 이름> 과 함께 대표적인 포스트모더니즘 소설로 꼽힙니다. 이에 대해서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제가 대강 설명을 해보자면,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성보다 감정을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향수> 에서의 주인공은 굉장히 이성적인 인물이죠. 하지만 주인공이 결국 추구하는 건 감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랑입니다. 감정이 없고 감정의 대상이 되지도 못하는 사람이 감정을 얻으려고 몸부림 치는 모습을 통해서, 지나친 이성을 경계하는 포스트모더니즘적 요소를 보여주죠. 물론 이건 비전공자이자 지식이 부족한 저만의 해석이니 좀 더 나은 해석을 찾는 걸 추천합니다.

 5. 평가

 위에서 말한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작이라는 복잡한 수식어가 없이 단순히 18세기 프랑스 배경에 대한 묘사와 향기를 추구하는 매력적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낭만적인 소설만으로도 충분히 고평가 되는 소설입니다. 캐릭터와 문체 둘 다 뛰어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문체에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영화화된 <향수> 는 소설과는 미묘하게 다른 주제의식과 줄거리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영화만의 매력도 찾으면서 초월의식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와 소설을 비교해가면서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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