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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 - 따끈한 쌀밥의 영원한 친구

Luckydays 2017. 4. 29. 00:28

 

 어제 저녁에 나 홀로 쓸쓸히 스팸을 구워먹던중에 스팸에 대한 포스팅을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스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조금 가볍게 다뤄볼 생각이라 팩트 보다는 확인 안 된 여러 썰들을 위주로 이야기 해볼 예정이니까, 사실이 아닌 점이 있어도 너그럽게 넘어가주세요.

 1. 탄생

 1937년에 미국 호멀 식품이라는 회사에서 넓적다리 햄을 만들고 남은 돼지 어깻살을 갈아서 만든 것이 스팸의 원조입니다. 돼지 어깻살이면 우리나라에서는 아마도 목살이라고 부르는 부위인데, 발골 과정이 어렵고 잘 팔리지 않아서 궁여지책으로 통조림 햄으로 만든거죠. 싼 가격과 훌륭한 맛으로 순식간에 인기가 올라가서, 재고처리용 제품이였던 스팸은 단숨에 호멀 사의 주력 상품으로 떠오릅니다.

<스팸을 굳이 분류하자면 프레스햄(런천미트)의 한 종류입니다.>

 2. 전쟁과 스팸

 제 2차 세계대전이 시작 되고 스팸은 전 세게로 뻗어나가게 됩니다. 미국의 전투식량에는 당연히 포함되었고, 연합국의 주 소비물품으로 급상승하게 되죠. 특히나 최후의 보루였던 영국에는 스팸이 거의 소나기 수준으로 쏟아졌는데요. 독일의 잠수함 때문에 생산이 끊긴 피쉬 앤 칩스의 생선 대신에 스팸을 튀겨서 만든 스팸 앤 칩스가 유행했다고 합니다. 여러모로 영국에게 있어서는 애증의 음식...

 여러모로 군용식량으로 유용한 스팸이었지만 태평양 전선에 있는 연합군 병사들에게는 많이 먹기 힘든 음식이기도 했습니다. 스팸을 좀 먹을만 하게 먹으려면 결국 불을 피워서 구워야되는데, 정글이 전선이였던 태평양 전선에서 불을 피우고 냄새를 풍기는 건 적들에게 들키기 딱 좋은지라... 결국 많은 병사들이 짜고 맛없는 스팸을 날로 씹어야했습니다. 우리가 먹는 스팸보다 훨씬 짠 미제 스팸을 말이죠.

 3. 한국의 스팸

 한국 전쟁 이후 주둔했던 미군들에게서 공급된 스팸은, 우리나라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단 명절 선물로 각광받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고, 유독 다른 나라보다 비싸기도 합니다. 같은 무게의 돼지갈비보다 비싸죠. 물론 내수용 제품이 외국 제품과는 다르게 짠맛이 조절되어 있긴 하지만...

<스팸과 밥, 그 환상의 조화란!>

 4. 외국에서의 스팸

 막상 본산지인 미국에서의 대접은 좋지 않습니다. 고기인'척' 하는 싸구려 제품으로 취급당하고 있죠. 거기다가 미국에서의 스팸은 더럽게 많이 짜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나트륨을 줄인 Lite 제품이 우리나라의 클래식과 비슷하다고 하네요.

 영국에서는 과거의 인기 아닌 인기에 힘입어 아직까지도 많이 먹는 음식입니다. 튀김옷을 두껍게 만들어서 통째로 튀기는 스팸 프리터를 주로 먹는다고 하네요.

 미군이 주둔했고 쌀이 주식인 나라에서는 인기를 많이 끌고 있습니다. 밥과 어울리는 스팸의 특성 때문이죠. 하와이나 오키나와, 필리핀 같은 곳에서는 한국 못지 않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두껍고 아름다운 튀김옷을 자랑하는 스팸 프리터입니다>

 5. 맛과 영양

 영양 측면에서 썩 좋은 식품은 아닙니다. 나트륨과 칼로리가 너무 높죠. 340g 스팸 클래식 한 캔에 1100kcal에 나트륨 4740mg이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보여줍니다. 이정도 나트륨이면 라면 두 봉지 급의 나트륨이죠. 한 끼에 한 캔의 어느 정도를 먹느냐에 따라서 대충 어느정도의 칼로리와 나트륨을 섭취하는지 계산 하실 수 있을겁니다.

 맛은 햄에 들어가는 고기의 성분과 비중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모든 스팸 제품이 돼지고기로 만드는 줄 아시겠지만, 고기뿐 아니라 돼지 기름이 많이 들어가고, 닭고기가 섞여서 들어가는 경우도 있죠. 특히나 돼지와 닭의 비율이 비슷하거나 닭이 약간 더 많은 경우는 생각보다 맛이 없습니다.

 6. 끝

 여러모로 한국인과 떼놓을 수 없는 식품입니다. 썩 고급스러운 제품은 아니지만 고급스러운 가격과 좋은 인식, 간단한 조리법 덕분에 많은 1인 식단의 단백질과 지방을 책임지고 있기도 하죠. 이걸 쓰면서 스팸에 대해 여기저기 찾아봤더니 스팸이 먹고싶네요. 내일도 스팸을 구워서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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