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용 블로그

<크툴루 신화> - 보잘것 없는 인간들의 나약함 본문

기타

<크툴루 신화> - 보잘것 없는 인간들의 나약함

Luckydays 2017. 4. 18. 23:42

 신화란 단어의 정의롤 볼까요. “고대인의 사유나 표상이 반영된 신성한 이야기, 우주의 기원, 신이나 영웅의 사적, 민족의 태고 때의 역사나 설화 따위가 주된 내용이다. 내용에 따라 자연 신화와 인문 신화로 나눈다.” 조금 알기 쉬운 말로 바꿔보자면, 한 나라나 민족으로부터 계속 내려져오는 신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그리스 로마 신화나 마블 영화들이 히트하면서 관심을 받게된 북유럽 신화처럼 말이죠.

 크툴루 신화는 이런 정석적인 신화에서 많이 벗어난 신화입니다. 한국에서는 인지도 면에서도 바닥을 긴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죠. 하지만 많은 서브컬쳐들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이 크툴루 신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봐도 됩니다. 그럼 크툴루 신화에 대해서 살펴보죠.

 1. 창시자

 특별한 창시자가 없는 고대의 신화와는 달리 크툴루 신화에는 창시자가 있습니다. 공포소설의 대가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가 그 창시자인데요. 이름만 봐서는 무슨 달달한 소설가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역사에 손꼽히는 기괴, 공포소설가입니다. 이 작가의 몇몇 소설이나 시에서 단편적으로 묘사된 세계관을 크툴루 신화의 시초라고 보면 됩니다.

 러브크래프트가 크툴루 신화의 뼈대를 만들었다면, 본격적으로 살을 붙인건 어거스트 덜레스라는 사람입니다. 좀 더 하드코어한 팬들은 이 덜레스의 크툴루 신화를 부정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러브크래프트의 두루뭉술한 표현이나 체계화되지 못한 세계관 때문에 대부분의 크툴루 신화는 덜레스가 체계화시킨 신화를 기본으로 합니다.

<그러니까 이건 대놓고 낚시이벤트라 이거죠>

 2. 세계관

 크툴루 ‘신화’ 이긴 하지만 세계관에서 묘사되는 신들은 정확히 말하면 신이 아닙니다. 대부분은 지구 밖에서 나타난 외계의 존재인 경우가 많고, 지구에서 아아아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고대의 존재인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그들이 우리가 보기에는 신처럼 강력한 존재이죠.

 문제는 이 거대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초월적인 존재들이 인간에게는 손톱만큼의 관심도 없다는 점이죠. 우리가 박테리아를 신경쓰지 않듯이 그들 역시 인간을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크툴루 신화속에서 대부분의 인간들은 보잘 것 없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3. 공포

 공포는 인간이 느끼는 가장 원시적이고 동물적인 감정이라고들 하죠. 그 중에서도 미지에 대한 공포, 자기 자신이 모르고 이해할 수도 없고 거기에 압도까지 당하는 것 앞에서는 누구나 공포에 빠지게 될겁니다. 이 미지에 대한 공포의 핵심은, 이해도 못하고 저항도 무의미하고 심지어 인류에 대한 관심도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거대하고 강대한 존재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지 강조하는 것입니다.

<강대한 미지의 힘 앞에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공포에 빠져듭니다>

 4. 작품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작품은 <인스머스의 그림자>, 책을 읽고 자꾸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게 되는 섬뜩함이 느껴지는 작품이였습니다. 그 외에도 크툴루 신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작품은 <다곤>, <우주에서 온 색채>, <광기의 산맥>, <크툴루의 부름> 등등이 있습니다. 황금가지에서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묶어서 출판했으니 그걸 읽으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안타깝게도 영상화 된 작품중에 쓸만한 작품은 별로 없습니다. 오래된 작품들이 대부분이고 그나마도 국내에서는 이름이 바뀐채로 출시된 경우가 대부분인지라... 크툴루 신화들의 팬들은 영상매체에 많이 목말라 있죠.

 5. 크툴루 신화의 영향을 받은 것들

 굉장히 많습니다.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대표적인 걸 예로 들자면, 크툴루 신화에서 주로 나오는 마도서인 네크로노미콘은 수 많은 곳에서 패러디, 재생산 됬습니다. <LOL>에서 모렐로노미콘이란 아이템으로 패러디 되었고 <폴아웃3> 에도 이름만 살짝 바꿔서 등장하기도 했죠. 블리자드 게임 중 워크래프트 세계관에는 고대신이라는 크툴루에서 모티브를 얻은 설정도 존재하고요. 마블 코믹스에서 등장하는 우주적 존재인 슈마고라스의 모티브 역시 크툴루 신화의 슈브 니구라스라는 신입니다. 사실상 크툴루 신화를 모티브로 삼은 것들 목록을 만들면 책 한 권 분량은 너끈히 넘을 정도라서...

<대놓고 크툴루를 모티브로 삼은 워크래프트의 고대신들 입니다>

 6. 끗

 이 크툴루 신화 리뷰는 사실 제 사심이 매우 가득 담겨있는 리뷰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작가의 이름이 특이해서 산 책이 발단이였는데, 어느새 크툴루 신화 관련 보드게임에 20만원 가까이 투자하는 덕후가 되어버렸네요. 기괴하고 공포스럽지만 의외로 선혈이 낭자하지는 않는 장르이니까, 취향이신 분들은 한 번 파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