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 플리즈> - 당신의 선택은?

 2D 서류 스릴러라고 자칭하는 독특한 게임이 있습니다. 게이머가 하는 일이라고는 입국 심사대에 앉아서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서류를 받고 맞는지 확인한 후 허가 또는 거부 도장을 찍는 것 밖에 없습니다. 이런 단순하고 얼핏 보면 게임 같지도 않은 게임이 인기를 끈 이유는 뭘까요?

 1. 스토리

 주인공은 아스토츠카라는 가상의 공산주의 국가에서 사는 사람으로, 국경 지대에 검문소 심사관으로 발령 받습니다. 주인공은 입국하려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확인하고 허가/거부를 해야하고 임금을 받으며 이렇게 받은 임금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식비와 생활비도 해결해야 하며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행동을 선택해야 합니다.

 2. 특징

 처음에는 받는 서류가 단순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장의 서류를 검사하고 할 일이 점점 많아집니다. 거기다가 검사한 만큼 돈을 받기 때문에 생활비를 제대로 받으려면 복잡한 일을 빠르게 처리해야 하죠. 노동의 중압감이 점점 늘어나는 독특한 시스템입니다. 검문소라는 좁은 곳에 있으면서도 눈과 손이 빠르게 움직여야 하죠.

 3. 스토리텔링과 분위기

 이 게임의 가장 큰 흥행 요인이자 특징입니다. 스토리 텔링이 굉장히 뛰어납니다. 단순히 도장을 찍는 게임이지만, 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선택을 강요합니다. 도덕성을 버리고 돈을 위해 뇌물을 받을 것인가.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는 사람들에게 경고와 벌금을 감수해 가면서 온정을 베풀 것인가. 공산주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비밀 단체에 협조할 것인가. 아니면 체제 내부에서 순응하면서 살아갈 것인가.

 단순히 서류에 도장을 찍는 작업이면서도 공산주의 체제 내부의 부조리도 느낄 수 있고, 비록 한 번도 보이지 않는 가족이긴 하지만 플레이어의 선택이 가족을 포함한 여러 사람의 일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런 도덕적인 선택은 플레이어에게 굉장한 고민과 여운을 줍니다.

 4. 평가

 인디 게임으로서 굉장히 성공했고, 성공할만한 게임성을 지닌 게임입니다. 플레이어의 도덕심을 시험하는 게임으로, 액션이나 총질이나 칼싸움이나 피튀기는 것 없이 성공한 게임입니다. 애플 앱스토어로도 즐길 수 있고, 덤으로 한글 패치와 공산주의라는 게임 배경에 맞게 북한 문화어 패치도 있으니까, 가격이 싸면 구입하고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