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용 블로그

<혈의 누> - 한국 최초의 신소설이긴 한데...? 본문

책/국내

<혈의 누> - 한국 최초의 신소설이긴 한데...?

Luckydays 2016. 11. 9. 21:00

 


 국어 시간에 배운 내용을 한 번 떠올려 봅시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은 김시습의 <금오신화> 죠. 최초의 한글 소설은 허균의 <홍길동전> 이고요. 그럼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은 뭘까요? 정답은 이인직의 <혈의 누> 입니다. 1906년에 출판된 최초의 신소설 <혈의 누> 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죠.

 1. 스토리

 여주인공인 옥련은 청일전쟁으로 인해서 가족들과 뿔뿔히 흩어지게 됩니다. 다행히도 일본 군의관인 이노우에 소좌가 옥련을 거둬주죠. 일본으로 건너가 소좌의 양녀가 되어 생활하던 중 소좌가 전사하자 소좌의 부인은 옥련을 점점 구박하게 됩니다. 옥련은 집을 나와 방황하던 중에 구완서라는 청년을 만나 미국 워싱턴으로 건너가서 공부하던 중 헤어진 아버지와 극적인 상봉을 하고 평양에서도 어머니를 찾게 되면서 가족이 다시 재결합 하게 되죠.

 2. 신소설?

 신소설은 간단하게 고전소설과 근/현대 소설의 징검다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문체도 고어체에서 문어체로 바뀌기 시작했고, 조선말이라는 시대적 배경 때문에 독자들을 일깨우려는 계몽적인 사상도 결합되었죠. 교육과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학교에서는 비중있게 다루지는 않습니다. <혈의 누> 라는 소설도 최초의 신소설이라고 초중학교때나 잠시 언급되죠.

 3. 작가의 프로필

 잠깐 작가를 살펴볼까요. 이인직, 역사에 빠삭한 분들이면 익숙할 이름입니다. 바로 그 이완용의 비서이면서 한일합방에 큰 역할을 한 원조 친일파입니다. 친일 단체인 일진회의 기관지 <국민신보> 의 주필을 맡았고 <혈의 누>도 이 시기에 연재했죠. 그렇다 보니 이 소설의 계몽주의는 뭔가 이상합니다. 전쟁에 고아가 된 조선인을 일본인이 구해주고, 미국에서 신문물을 배워온 주인공은 일본과 만주가 합쳐진 강국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이상한 소리를 합니다. 계몽소설이긴 한데 노골적으로 일본에 대한 찬양이 가미되어 있죠.

 4. 평가

 최초의 신소설이긴 합니다. 선진국을 배우자는 지식인들의 사상도 있었고, 고전소설에서 탈피한 형식도 보여주니까요. 하지만 낡은 정치와 사회상을 타파하고 일본 제국주의에 협조하자는 정신나간 사상이 보이기도 하는 책입니다. <혈의 누> 는 최초의 신소설이라는 문학적 의의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 책의 내용을 덮어주지는 못합니다. 이인직 역시 신소설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친일파라는 오점을 덮어주진 못하죠. 좋은 책일까요? 문학적 의의만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세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