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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칼럼

HGC 폐지, 블리자드의 또 다른 악수

Luckydays 2018. 12. 19. 00:27

 12월 14일, 블리자드 홈페이지에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관련 소식이 올라왔습니다. 개발팀 인원 중 몇몇이 다른 부서로 이동되면서 개발진이 축소되었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공식 프로리그인 HGC를 2019년에는 열지 않겠다는 소식이었는데요. 이 깜짝발표 덕분에 여러 매체는 물론이고 리그 관련 종사자들, 더 나아가서 블리자드 게임을 하는 모든 게이머들이 크나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 개발진 축소

 블리자드의 개발진 축소는 사실 예상가능 했습니다.중국의 IT 관련 규제 이후, 블리자드를 포함한 게임회사 대부분이매출이 감소하고 주가가 떨어져서 인력 감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루머가 돌았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개발팀 대표인 케오 밀커의 입장문을 보면개발진들도 사전에 통보 없이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개발진들이 축소되면서 신규 업데이트 일정이 대폭 조정되었고 대부분의 유저들은 블리자드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을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요. 최악의 경우에는 서비스 종료까지 생각하는 유저들도 있습니다.

▲ 그래도 열심히 하겠다 라는 원론적인 이야기


 # HGC 폐지

 사실상 개발진 축소보다 더 큰 문제입니다. HGC 폐지라는 중대한 사항을 각 팀 관계자들이나 선수들, 해설진 등등 관련 종사자들에게 한 마디 귀띔도 없이 발표했단 말이죠. 아무리 블리자드의 내부 사정이 어렵다고 해도 수 많은 관계자와 스폰서 기업들이 얽혀있는 게임 리그를 일방적으로 폐지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개념이 없는 행동입니다. 승부조작으로 이미지가 나락까지 떨어진 <스타크래프트> 리그도 이런식으로 갑자기 일방적으로 종료되진 않았고 하다못해 넥슨마저도 <던전앤파이터>, <사이퍼즈> 리그를 폐지할 때 선수들에게는 알려준 후 폐지를 했습니다. 이런 비상식적인 행동이 알 만한 기업인 블리자드에서 벌어진 게 어이가 없군요.

▲ 승부조작으로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진 스타리그도 이런식으로 뒤통수 치지는 않았습니다.


 # 나락으로 떨어진 블리자드의 이미지

 블리자드가 리그 폐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안 좋은 선례를 만들어냈습니다. 현재 잘 진행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2>, <오버워치>, <하스스톤> 대회도 언제든지 블리자드가 일방적으로 종료해버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긴 셈이죠. e스포츠의 거두인 블리자드가 이런식으로 안 좋은 선례를 만들어 버렸으니 기업에서 e스포츠팀을 창단하거나 후원하는 것도 까다로워질겁니다.

▲ 당장 <스타크래프트 2> 리그 팬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 각계 반응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리그 관련 종사자들은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니 직장이 사라졌다' 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디그니타스와 블라썸, 템페스트 팀은 발표 당일 해체를 발표했고 대부분의 프로게이머들이 참혹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관련 커뮤니티는 물론이고 대형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반응인데요. 블리자드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심지어는 스타크래프트 공공재 드립을 쳤던 과거 케스파의 발언까지 재평가 받고 있습니다.

▲ 재평가 되고 있는 공공재 발언


 개인적으로 블빠를 자처하던 저였는데 <디아블로 임모탈> 이후 또 다시 크게 실망했습니다. 이제 제가 좋아하던 블리자드는 사라졌다고 생각하는게 마음이 편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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