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5> - 악마의 게임 첫 번째

 게이머들 사이에게 악마의 게임이라 불리는 3개의 게임이 있습니다. <문명 시리즈> 와 <풋볼 매니저 시리즈>, <히어로즈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 (줄여서 <HOMM>) 이죠. 이 게임들이 악마의 게임이라 불리는 이유는 바로 극악의 플레이 타임, 처음 맛들이면 플레이 타임이 서서히 늘어나면서 악마의 게임만 하게 되고 결국 생활에 지장이 가는 수준까지 게임에 몰입하게 된다고 해서 악마의 게임이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문명 5> 는 비주류 게임이였던 <문명 시리즈> 를 단숨에 주류 게임으로 편입시킨 <문명 시리즈> 최고의 흥행작입니다.

▲ 게임을 하게되면 지겹게 볼 <문명 5> 의 오프닝 영상

 # 어떤 게임?

 자신의 문명을 고른 후, 문명을 경영하면서 다른 문명과 경쟁하고 승리하는 것이 목적인 게임입니다. 분류를 하자면 턴제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로, 컴퓨터로 하는 약간 복잡한 보드게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왜 악마의 게임인가?

 턴제 경영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 자체가, 중독성이 매우 강합니다. 게임 한 판의 시간이 길고, 엔딩이 없으며, 무작위성이 높으면 플레이어가 게임을 계속 다시 플레이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플레이 타임이 늘어나죠. 게임에 나오는 수 많은 문명들의 특징이 가지각색이고, 승리 조건이 여러가지이기 때문에 세우는 전략의 방향도 다양하고, 맵의 지형, 자원, 난이도, 시작위치, CPU들의 특성 등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다시 플레이를 할만한 요소가 많습니다. 게임의 플레이 시간도 한 판에 3~4시간은 기본, 길면 몇 주동안 한 판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컨텐츠가 많고 변수가 많으니 중독성이 무지막지하게 높아질 수 밖에 없죠.

▲ <문명 시리즈> 에 빠지면 이렇게 될 수 있습니다

 # 비주류였던 <문명 시리즈> 를 주류로 끌어올린 <문명 5>

 <문명 5> 가 나오기 이전, <문명 시리즈> 는 매니아들 사이에서만 인기인 게임이였습니다. <문명 시리즈> 가 대중에게 인기를 얻지 못하고, 매니아들에게만 인기를 끈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진입장벽'. 이전작인 <문명 4> 만 하더라도 초심자들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게임이였습니다. 물론 고인물이 되면 <문명 4> 역시 무시무시한 중독성을 자랑했지만, 라이트유저들은 적응이 되기 전에 <문명 4> 를 포기하곤 했죠.

 하지만 <문명 5> 는 시리즈에서 벗어난 아예 새로운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환골탈태 했습니다. 복잡해진 룰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초심자들도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확 낮춰버린거죠. 몇몇 올드팬들은 너무 많이 바뀌어버린 게임에 실망하여 떠나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신규 게이머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문명 5> 는 크게 히트하게 됩니다.

▲ <문명 4> 역시 명작에 꼽히는 게임입니다. 다만 그놈의 진입장벽...

 # 게임 외부에서의 인기

 <문명 5> 에서 인도 문명의 지도자로 등장하는 간디의 모습을 합성한 짤방이 돌아다니면서 '패왕 간디' 가 하나의 개그요소가 되었습니다. (실제로도 초반 <문명 5> 에서 간디는 패왕급의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낮은 진입장벽으로 신규 유저가 급상승한데다가, 대표적인 개그요소까지 나오게 되자, 온갖 커뮤니티에서 <문명 5>의 인지도가 급상승했죠. 엉뚱하게도 <문명 4> 의 메인 타이틀 곡인 <Baba Yetu> 도 <문명 5> 의 발매 이후 갑자기 인기가 상승했고, <문명 5> 를 시작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연락이 두절된다는, 소위 악마의 게임이란 점도 개그요소화 되면서 게임 외적인 인기와 인지도 상승에 기여했습니다.

▲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전설적인 짤방 (실제론 합성입니다)

 # 그러니 이 게임은 하지 마세요.

 <문명 5> 는 재밌습니다. 그래서 하면 안됩니다. 본격적으로 게임에 빠지게 되면 사람이 저녁을 먹고 <문명> 을 하다가 저녁을 먹는 생활을 반복하게 됩니다. 주말은 기본적으로 날아가고, 평일에도 잠을 줄여가면서 이 게임을 플레이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시뮬레이션 게임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자칫 빠져들게 되면 강제적으로 취향이 바뀌는 마법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댓가는 여러분의 시간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