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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스>는 왜 망겜이 되어버렸는가

Luckydays 2018. 5. 18. 22:44

 2016년 6월, 넥슨의 온라인 게임 <클로저스> 의 신 캐릭터 성우가 트위터에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많은 반발이 있었고 넥슨은 성우 교체라는 결정을 내렸죠. 그 이후 <클로저스> 는 유저들의 지지를 받아서 점유율이 수직상승하게 되는데요. 2018년, <클로저스> 에 비슷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 시작은 <소녀전선>

 2018년 <클로저스> 에 벌어진 사건의 시작은 엉뚱하게도 <소녀전선> 이었습니다. <소녀전선> 의 신규 캐릭터 K7의 원화 제작자가 트위터에서 극단적 페미니즘 성향을 보였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 시작이였죠. <소녀전선> 은 일러스트 업데이트를 잠정 중단하게 되고, 인터넷 상에서 또 극단적 페미니즘과 관련된 사건이 벌어지게 되죠.

▲ 논란이 된 <소녀전선> 의 K7 일러스트, 현재 이 일러스트는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 SNS는 인생의 낭비

 <소녀전선> 에서 사건이 터진 후에 <클로저스> 유저들은 한동안 팝콘을 열심히 튀기고 있었습니다. 성우 교체 사건 이후 메갈리아나 워마드와 <클로저스> 는 연관이 없을 거란 생각이었죠. 하지만 <클로저스> 제작사인 나딕 게임즈의 원화가들이 메갈리아나 워마드를 옹호하거나 남성혐오 발언을 수 차례 트위터에 올린 것을 유저들이 발견하면서 불똥이 <클로저스> 로 튀게 됩니다.

▲ 상황요약짤

 # 불똥이 산불로

 2016년에 성우 트위터 논란때는 빠르게 대처하던 모습과 다르게 나딕게임즈에서는 미지근한 대처를 보여줬는데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일러스트레이터들에 대한 조치가 없고,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두루뭉술하게 표현한데다가 사건을 어영부영 덮으려는 시도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다른 원화가들도 이에 동조하여 어그로를 끌면서, 나딕 게임즈의 대응에 유저들이 본격적으로 반발하게 됩니다.

 유저들은 회사의 미지근한 대응에 제대로 폭발했습니다. <클로저스> 최대, 최고의 커뮤니티인 <클로저스 갤러리> 에는 기존 유저들의 꼬접(꼬우니까 접는다) 인증 글이 수두룩하게 올라왔는데요. 특히 네임드라고 불리는 기존 골수 유저들과 헤비 유저들의 이탈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기존 유저들이 신규 유저들을 도와주는 문화가 강했던 <클로저스> 에서 기존 유저들의 이탈은 뼈 아플 수 밖에 없죠.

 넥슨에서는 유저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 분해한 장비와 코스튬을 복구해준다는 극단의 조치까지 내놨는데요. 유저들의 반응은 "우왕 또 갈갈쇼 할 수 있겠네" 가 대부분이였습니다. 이후에도 고급 아이템을 '퍼주는' 이벤트까지 내놓는데요. 역시나 유저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 유저들은 복구받은 템을 현금으로 다시 팔아버리기(...) 까지 합니다 (출처: 클로저스 갤러리)

 #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소울워커

 <클로저스> 에서 빠져나온 유저들은 스팀, 콘솔, 타 온라인 게임 등등으로 이탈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간신히 서비스를 유지하던 <소울워커> 가 유저들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소울워커> 도 나름대로 야심차게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여러 문제점으로 유저들이 외면한 게임이였습니다. 정식 서비스 이후 이런 점들을 개선해나가는 노력을 보여줬지만 유저들의 관심을 받기에는 부족했죠. 서비스 종료 루머까지 돌아다닐정도로 점유율이 떨어진 게임에 <클로저스> 유저들이 유입되면서 멀티클릭 기준으로 100위권 바깥에서 21위까지 단숨에 상승하게 됩니다.

 이런 물살에 힘입어 <소울워커> 제작진들도 노를 열심이 저었는데요. 신규/복귀 유저 이벤트, 단종 아바타 재판매 등등 각종 이벤트는 물론이고 메갈리아/워마드 논란이 터진 일러스트레이터를 재빠르게 대처하면서 단숨에 갓겜의 대명사로 등극합니다.

▲ 비트코인 부럽지 않은 소울워커의 상승률

 # 유저를 위한 회사는 없었다.

 현재 <클로저스> 는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황입니다. 코어 유저들이 게임을 떠났고 메갈 게임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썼죠. 남성들을 타겟으로 한 게임에서 남성혐오 문제가 터졌는데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유저들이 떠나가는 상황에서도 아이템 복구, 퍼주기 이벤트 같이 유저들을 개돼지로 보는 이벤트만 진행했죠. 게임계에서 역대급으로 경영이 실패한 사례로 길이길이 남을겁니다.

 끝으로, 원화가들이 유저들에게 지탄을 받은 이유는 페미니즘을 지지해서가 아닌 반사회적 커뮤니티를 옹호하고 혐오 발언을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공 SNS에 한 것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요근래 문제가 된 <전지적 참견 시점> 의 세월호 화면 송출 논란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시청자들이 문제를 일으킨 제작진의 징계를 요구하는 것 처럼, 게임을 소비하는 유저들이 문제를 일으킨 직원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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