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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 리그> - DC는 결국 불꽃길을 걷는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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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 리그> - DC는 결국 불꽃길을 걷는가

Luckydays 2017. 11. 21. 20:22

 


 면접 보고 오는 길에 시간이 남아서 <저스티스 리그> 를 보고 왔습니다. 평일 낮시간에 봤는데, 그 시간대 치고는 생각보다 많은 관객들이 있어서 놀랐는데요. 뭐 결론부터 말하자면, <배트맨 대 슈퍼맨> 이나 <수어사이드 스쿼드> 보다는 좋은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좋다고 하기도 에매합니다. 비교 대상이 워낙 바닥이라 좋아보이는 거지 절대적으로 봤을 때 좋은 영화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 어떤 영화인지 한 번 분석을 해보도록 할까요.

 # 일단 액션은 어느정도 합격

 여러 히어로들이 모이는 영화답게 다양한 액션들을 보여줬습니다. 액션신의 방식이 다르니 다르게 맛보는 재미가 있었죠. 특히나 원더우먼의 액션신이 단연 돋보였고, 배트맨이나 아쿠아맨의 액션도 나름대로의 재미는 있었습니다. 플래시는 약간 호불호가 갈릴만한데, 연출은 좋은데 약간 허우적대는 모양이 조금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 극과 극을 달리는 캐릭터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저스티스 리그에서 가장 돋보인 캐릭터는 원더우먼이였습니다. 외모도 외모지만 일단 도덕적이고 인류의 수호자이면서 여전사인 캐릭터가 잘 잡혀있었습니다. 전작인 <원더우먼> 에서 설정이 바뀌고 충돌된게 몇 개 있긴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이 정도면 아주 감지덕지죠.

 가장 문제가 많은 캐릭터는 다름 아닌 배트맨입니다. 전작에서 갑자기 바뀐 가치관은 둘째치더라도 이 영화에서 배트맨은 병풍이나 다름없습니다. 저스티스 리그를 모으는 역활만 하고 끝나죠. 원작에서의 배트맨 처럼 탐정의 모습이나 기술적인 지원 같은 건 사이보그가 죄다 가져가버렸고 액션신도 다른 캐릭터가 무쌍 찍을 때 혼자서 잡졸 하나에 쩔쩔매는 모습이라 안쓰러울 지경입니다. 배트맨 팬 분들은 이 영화 보고 혈압좀 오르실거 같네요.

 히어로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악역은 최악입니다. 외모, 대사, 성격, 설정, 능력, 뭐 하나 빠짐없이 부족한 악역 캐릭터는 참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요. 임팩트도 없고 기억에 남지도 않는 악역입니다.

<얼마나 악역이 안 좋은지 imdb에도 이미지가 이런거 밖에 없습니다>

 # 호불호가 갈리는 캐릭터

 플래시가 능력을 쓸 때의 연출은 개인적으로 멋있어보였는데요. 다만 아직은 미숙한 영웅이라는 캐릭터가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더군요. 굳이 비슷한 캐릭터를 뽑아보자면 <스파이더맨 : 홈커밍> 의 피터 파커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아쿠아맨은 마초적이고 남성적인 캐릭터를 보여줬는데, 문제는 활약이 별로 없다는 점... 비중이 너무 낮고 설정도 자세히 공개된 게 없어서 감초 역할을 하는 플래시보다 더 묻히는 캐릭터입니다. 아 멋은 있는데 참...

 사이보그는 만능 기계처럼 나왔습니다. 캐릭터 자체는 평범한 편인데 영화에서 너무 만능인 점이 문제입니다. 덕분에 사이보그가 합류하자 배트맨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보니, 다른 캐릭터를 잡아먹어버린 캐릭터가 되었네요.

<조합은 좋은데 각각 캐릭터는 영....>


 # 엉망인 스토리와 엉망인 유머

 여러 영웅들이 모이는 팀업 무비에서 스토리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벤져스> 역시도 스토리가 뻔하다는 지적이 있었죠. 하지만 <저스티스 리그> 는 팀업 무비라고 감안한다고 해도 스토리가 엉망입니다. 팀이 모이는 구간인 초중반까지는 볼만한데 중반 이후로는 굉장히 스토리를 급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캐릭터들의 비중분배도 실패한데다가 개연성도 많이 부족하죠. 특히나 이런 스토리는 <어벤져스> 에서 이미 보여줬기 때문에 차별성 없는 스토리 역시 비판받고 있죠.

<그래도 어벤져스는 서사나 유머, 액션 면에서는 저스티스 리그보다 훠얼씬 낫습니다>

 유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배트맨이 아닌 브루스 웨인이 농담을 하고 유머를 던지는 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브루스 웨인이 아닌 배트맨이 캐릭터에 맞지도 않는 농담과 유머를 하고 있는건 눈을 뜨고 볼 수가 없더군요. 영화 전체적으로 보면 몇몇 장면이 재밌긴 하지만, 유머의 성공률이 높은 편은 아닙니다.

 # 망한 기획과 워너의 삽질의 결과물

 "저스티스 리그" 라는 이름이 붙지만 않았다면 평작 정도로, 봐줄만 한 영화라고 했을겁니다. 근데 "저스티스 리그" 라는 이름을 붙은 영화라면 무조건 성공을 했어야죠. 특히나 전작들의 성적이 썩 좋지 않은 판에 이런 결과물이 나왔으니 팬들의 불만 또한 커져갈겁니다.

 들리는 소문에는, 어디까지나 소문일 뿐입니다. 워너 상층부에서 억지로 상영시간을 2시간으로 잘라버렸다고 하더군요. 팀업 무비에, 신규 캐릭터들이 주연으로 많이 나오는 영화라면 2시간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할텐데 말이죠. 결국 영화의 개연성은 망하고 감독판을 원하는 목소리만 커져가고 있습니다.

<DC 내부의 적, 케빈 츠지하라, 영화의 러닝타임을 2시간으로 만든 장본인>


 # DC의 영화화는 불꽃길을 걷는가.

 다음 작품인 <아쿠아맨> 은 2018년 12월에 개봉합니다. 1년 동안 DC에서 영화를 개봉하지 않는다는 거죠. 팬들은 이 1년이란 공백을 기다려줄지 모르겠지만, 일반 관객들에게 1년은 너무 긴 시간입니다. <저스티스 리그> 가 큰 임펙트를 남겨서 공백기를 채울 수 있는지도 불투명하죠.

 그렇다고 리부트를 하기에는 너무 먼 길을 걸어와버렸습니다. 꾸역꾸역 만든 영화가 벌써 5편이고 앞으로의 계획과 캐스팅도 끝났고 떡밥까지 무수히 투척했죠. 제발, 제에발 워너브라더스든 DC든 정신을 좀 차리고 제대로 된 영화를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제에에에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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