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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 - 한국 게임계의 명작 본문

게임/게임 리뷰

<화이트데이 :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 - 한국 게임계의 명작

Luckydays 2017. 8. 27. 17:34

 


 금요일 새벽 2시, 학생이였던 저는 그 때 당시 부모님 몰래 컴퓨터를 하고 있었습니다. 빛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문은 잠그고 헤드셋을 낀 채로 밤 늦게까지 게임을 하고 있었죠. 그 때 한창 재밌게 하던 <바이오하자드 4> 의 엔딩을 세 번째 보고 나서 추천 받은 게임이 바로 <화이트데이> 였습니다. 공포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저였지만, <화이트데이> 는 그 당시 아프리카TV 에서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 한 걸 봐온지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죠. 그리고 그 날 저는 그 게임을 2시간도 못하고 끄게 됬습니다.

 1. 스토리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주인공(기본이름 : 이희민)이 화이트데이 전날에 학교에 들어가서 짝사랑하는 여자애의 책상에 사탕을 두고 오려다가 귀신 들린 학교에 갇혀서 온갖 고생을 하고 학교에서 탈출하려고 버둥버둥대는 이야기입니다.

<로딩 화면에서 보이는 미궁입니다. 보다보면 막 착시현상이...>

 2. 1인칭 생존 호러

 <화이트데이> 가 진짜로 무서운 게임인 이유는, 이 게임에서 주인공이 무력하다는 점입니다. 게임 내에서 주인공은 귀신에 홀린 수위에게 쫓기게 되는데, 이 수위에게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숨어다니고 쫓기는 입장인데다가, 이 수위가 주인공을 발견하고 기괴하게 웃으면서 달려오는데, 웃음소리도 무섭고 이상한 무표정도 이상하게 무섭습니다. 그냥 무서워요.

<그림으로 보면 어디 익숙한 애니메이션에 출연하실거 같은..>

 이런 무력한 주인공이 컨셉인 호러 게임 중에서는 시대를 앞서간 게임인데요. <암네시아> 나 <아웃라스트> 에 비해서 훨씬 앞선 시기에 나왔습니다. 현재에는 수많은 수작 호러 게임들이 이런 무력한 주인공을 앞세우고 있죠.

 3. 사운드도 무서워

 게임 속 BGM과 효과음들 중에 가야금 소리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가야금 소리는 황병기라는 가야금의 거장의 곡중에 <미궁> 에서 따온 소리입니다. 효과음은 물론이고 게임 속의 수 많은 배경음악이 이 노래의 일부분인데, <미궁> 의 풀 버전을 들어보면, 공포게임에 쓸 만한 곡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미궁> 의 별명이 "층간소음 최종병기" 일 정도로... 정신적인 데미지를 많이 주는 곡입니다.

<주의! 아무도 없을 때 몰래 혼자 불끄고 보세요>

 4. 동양식 호러

 그 당시 공포게임의 대명사는 <바이오하자드> 와 <사일런트 힐> 이였습니다. 대표적인 서양식 호러 게임들이죠. 이 게임들은 주인공이 좀비든, 귀신이든, 뭐든 간에 괴물들에게 무기로 무장해서 맞서 싸우는 방식입니다. <화이트데이> 는 이런 서양식 호러 게임에 맞선 동양식 호러 게임을 제시했죠. 폐쇄된 공간에서 귀신들에게 무기력하게 당하고, 귀신들에게도 사연이 있는 동양적이면서 한국적인 호러 게임 말이죠.

 5. 평가

 우리나라 공포 게임의 역사에는 큰 축을, 그리고 우리나라 전체 게임계에도 한 획을 그은 명작입니다. 공포와 게임성을 모두 잡은 명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아쉽게도 그 당시 게이머들의 패키지 게임에 대한 인식 덕분에, 정품보다 불법복제로 더 흥한 게임이 되어버렸습니다. 겨우 개발비만 건진 정도의 수익만 기록했다고 하네요.

 손노리 게임 답게 여러 버그들이 유명합니다. 벽을 뚫는다거나 수위가 증발한다거나... 게임이 갑자기 팅기는 버그도 심심치 않게 있죠. 그 당시 트렌드에 맞춰서 정식판, 주얼판 등등 여러가지 버전으로 나왔는데, 버그가 모두 수정된 경우는 없었다고 하네요.


P.S 2017년 리메이크판 나오기 전에 써놓은 리뷰입니다. 현재 리메이크판 평가는 복잡미묘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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